애플 아이팟, 21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져

출처 ㅣ 애플

애플 아이팟이 단종된다. 애플은 11일 웹사이트를 통해 아이팟 제품군을 재고 소진 시까지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애플 아이팟은 2001년 최초 출시되었으며 이후 아이팟 미니, 아이팟 셔플, 아이팟 나노, 아이팟 터치 등의 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Apple의 월드와이드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인 그렉 조스위악(Greg Joswiak)은 “음악은 언제나 Apple의 핵심 요소 중 일부이며, iPod이 수억 명의 사용자에게 음악을 제공하는 과정은 음악 산업에 영향을 끼친 수준을 넘어, 음악을 발견하고 청취하고 공유하는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했다”라고 밝혔다.

애플은 아이팟 터치 ‘실버’, ‘핑크’, ‘블루’ 등 6가지 컬러웨이를 재고 소진 시까지 애플 웹사이트, 매장 및 공인 리셀러에서 판매한다. 용량 옵션은 32GB, 128GB, 256GB 세 가지다.

 

한편 이번 단종 소식에 아이팟 시리즈의 팬들은 SNS상에 아이팟에 대한 감상과 추억을 공유했다.

 

'잘 가요 아이팟. 내 첫 번째 애플 기기...함께한 좋은 기억이 너무나 많습니다...'

 

'내게 아이팟은 우리 시대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었습니다. 우리가 소통하고 작동하고 협동하는 방식을 바꿔 놓았어요.'

 

 

지난 2001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은 스티브 잡스 당시 CEO가 많은 기대와 관심 속에 아이팟의 첫 번째 모델을 세상에 공개했다. 전형적인 애플 스타일이었다.

"힌트: 이건 맥(애플사의 개인 컴퓨터 제품 라인명)이 아닙니다"라고 적힌 제품 출시 기념 행사 초대장 속 문구 때문에 애플이 새로운 음악 플레이어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었다.

스티브 잡스는 론칭 이벤트에서 "음악은 모든 사람의 삶의 일부이다. 음악은 영원히 존재해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아이팟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날 밤은 "1000곡을 당신 주머니 속에" 이 한마디로 간단히 정의할 수 있었다.

수년간 아이팟은 미국 가수 존 메이어,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수많은 유명 인사들로부터 칭송받았다.

출처 ㅣ 애플

독일 자동차 제조기업인 BMW는 차량에 아이팟 시스템을 차량에 내장해, 오늘날 대부분 자동차 제조업체가 따라 한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선구자가 됐다.

그러나 언젠가 아이폰이 아이팟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이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기술자문업체 'CCS 인사이트'의 벤 우드 수석분석가는 BBC와의 "애플은 아이폰을 만들었을 때 이는 궁극적으로 아이팟의 종말임을 알았다"라고 말했다.

기술 분석 업체인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티지스'의 캐롤리나 밀라네시 또한 아이팟 판매 감소는 아이폰 판매 증가와 관련 있다고 봤다. 디지털 음반을 구매하는 것에서 스트리밍 쪽으로 대세가 옮겨간 것이다.

밀라네시는 "아이팟의 소멸은 아마도 애플사가 자사 제품으로 또 다른 자사 제품을 잡아먹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아이폰이 최초의 스마트폰이 아니었듯이 아이팟 또한 시장에 나온 최초의 MP3 플레이어는 아니었다.

그러나 애플사는 그 독특한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을 CD나 카세트 플레이어, 파일 공유 등에서 멀어지게 하려면 디지털 음악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지난 2001년 음반 업계는 불법 파일 공유에 맞서 생존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당시 음반사의 법적 소송 절차보다도 더 빠르게 파일 공유 플랫폼에서 곡들이 불법적으로 복사 및 공유되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튠즈'와 '아이팟'이 이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이 합법적으로 음악을 다운로드 받게 됐고, 이는 음반 업계 수익 창출의 생명줄이 됐다.

이뿐만이 아니라 아이팟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 PC가 시장을 장악하며 주춤하던 애플사의 명운도 되살리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2001년 10월 23일 한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아이팟을 처음 소개했다.